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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禪問答/ 陜川 黃梅山 / 巳爭亥鬪

범산 2008. 8. 25. 12:18

선문답(禪問答)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7.11.09 22:58
 

기업에서 직원을 뽑을 때 필기시험보다는 면접 비중이 더 커지는 추세이다.

인터뷰를 해보면 그 사람의 품성과 능력이 대강 드러난다.

인터뷰 중에서 최고의 인터뷰는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선문답(禪問答)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문답을 통해서 궁극적인 깨달음 여부를 검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선문답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1970년대 후반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30대의 판사 3명이 인근의 통도사를 구경하러 갔던 적이 있었다. 당시 통도사 극락암(極樂庵)에는 당대의 선승이던 경봉(鏡峰·1892~1982)이 주석하고 있었고,

판사 3명은 경봉 선사를 한번 뵙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마침 경봉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으나 극락암 측에서는 판사들이 면회 신청을 하니 매정하게 거절하지 못하였다.

 

마침내 노선사(老禪師)와 젊은 판사들이 마주앉았다. 경봉이 질문을 던졌다.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이 질문은 외형상으로는 일상적인 물음 같았지만 사실은 선문답을 던진 것이었다.

선승은 군더더기가 일절 없는 사람이다. 거두절미하고 단도로 직입한다.

대답하는 측에서도 이러한 맥락을 알고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 판사들은 이 질문을 일상적인 인사 정도로 생각하였다.

“저희들은 부산지법에서 왔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자마자 경봉은 그 자리에서 방바닥에 누워버렸다고 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누워 있기만 하였다. 10분이 지나도 침묵이요, 20분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었다.

판사들은 바위처럼 짓눌러 오는 침묵에 시달리다가 자리를 뜨는 수밖에 없었다.

 

이 3명 가운데 한 사람이 지금은 변호사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필자와 등산을 같이 하면서

‘그때 참 쇼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경봉이 던진 “어디에서 왔느냐?”는 질문은

“인생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하는 질문이었지 않았나 싶다.

이 질문에 “부산지법에서 왔다”고 하니까 경봉이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돌아가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장황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곤란했을 것이다.

 

요즘 이명박과 이회창 사이에 있는 박근혜의 입장이 곤란할 것 같다.

그녀가 이 선문답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합천 황매산(陜川 黃梅山)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7.11.05 22:49

 

가을철은 보약(補藥)을 먹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에 땀으로 빠진 원기를 이때 보충하였다.

남자들 보약의 대표선수는 6가지 약재가 들어간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고, 여자들 보약은 4가지 약재가 들어간 사물탕(四物湯)이다.

육미탕은 신장의 수기(水氣)를 보하고, 사물탕은 피를 보충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육미’나 ‘사물’보다도 한 차원 높은 보약이 있으니, 그것은 명산의 기운을 섭취하는 일이다.

바위가 많고, 물이 풍부하면 명산이다.

이런 산을 5~6시간 등산하고 나면 적어도 3~4일은 온몸에 개운한 기운이 유지된다.

 

합천(陜川)에 있는 황매산(黃梅山)을 지난주에 올라가 보았다. 산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등산하기에 적당하고, 바위들이 많아서 산의 기운이 다부진데다가, 산자락에는 폐사지의 미학을 간직하고 있는 영암사지(靈巖寺址)가 볼만하다.

 

황매산 정상의 가운데에는 3개의 둥그런 암봉이 사이좋게 솟아 있다.

이 3개의 봉우리를 보고 옛날 도인들은 합천에서 3명의 인물이 나온다는 예언을 하였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무학대사(無學大師)이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조 창업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무학대사의 탄생지는 합천군 대병면 성리이다.

 

두 번째 인물은 남명(南冥) 조식(曺植)이다. 남명은 ‘칼 찬 선비’로 알려져 있다.

정인홍, 곽재우를 비롯한 남명의 제자들이 임진왜란 때에 경상우도와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지켰다.

남명이 태어난 탯자리는 외갓집이었던 삼가면 외토리(外吐里)였고,

성장한 집은 삼가면 하판리(下板里)였다.

남명이 태어난 외토리 집터를 보니 안산(案山)이 바로 코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기운이 압력 밥솥처럼 빠져나가지 않고 뭉쳐 있는 터이다. 대개 이런 터가 발복(發福)이 빠르다.

 

남명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마한 뇌룡정(雷龍亭)도 결국에는 황매산 자락이라고 보아야 한다.

‘뇌룡’은 ‘연묵이뇌성(淵默而雷聲) 시거이용현(尸居而龍見)’에서 따온 말이다.

‘깊은 연못처럼 고요히 침잠해 있다가 때가 되면 천둥처럼 세상을 울리고, 시체처럼 가만히 있다가 때가 되면 용처럼 신묘한 조화를 나타낸다’는 뜻이다.

황매산의 정기를 받은 세 번째 인물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다.

 

 

사쟁해투(巳爭亥鬪)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7.11.02 22:48

 

역대 대선에서 변수가 돌발하곤 했던 문제의 11월에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11월에 들어서고 보니 비바람과 안개 그리고 때 아닌 모래바람까지 들이닥친다.

난데없이 이회창씨 지지율이 20%에 육박하는가 하면, BBK 김경준씨가 이달 중순 한국에 들어온다고 한다. 드라마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국의 정권을 뺏고 뺏기는 일대 혈전(血戰)인 대선이 어찌 순탄하게만 전개되기를 바라겠는가!

이 상황을 선거 전문가들인 사판(事判)의 고수들도 주의 깊게 분석을 하고 있겠지만

필자와 같은 강호동양학(江湖東洋學)의 진영에서도 이 상황을 분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은 1941년 신사생(辛巳生)이므로 뱀띠이다. 뱀 중에서도 하얀 색 뱀인 백사(白蛇)에 해당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신(辛)이 서방의 백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독일제 행-켈 칼에서 나오는 반짝 반짝 빛나는 색깔에 가깝다.

 

그런가 하면 통합신당의 정동영도 1953년 계사생(癸巳生) 뱀띠이다.

이 뱀은 어떤 뱀인가 하면 시커먼 흑사(黑蛇)이다. 계(癸)가 북방의 검은 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백사 못지않게 흑사도 땅꾼들에게 매우 귀하게 여겨지는 뱀이다.

그러니까 한나라당 이명박과 신당의 정동영의 대결을 십이간지로 환산해 보면 ‘백사’와 ‘흑사’의

한판 승부인 것이다.

 

동물 중에서 뱀의 천적이 바로 돼지(亥)이다. 옛날부터 뱀이 많은 지역에서는 반드시 돼지를 키웠다.

돼지는 뱀을 국수가락처럼 쉽게 잡아먹는다. 뱀의 독이 돼지의 두꺼운 지방층을 뚫지 못한다.

뱀을 무서워하던 고대사회에서는 집에서 반드시 돼지를 키웠다.

그래서 집 ‘가’(家)자에 돼지 ‘시’(豕)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올해가 정해(丁亥)년 돼지해이다. 공교롭게도 11월 달이 음력으로 돼지달(亥月)에 해당한다.

뱀띠인 이명박과 정동영은 이 11월에 어떤 형태로든지 스파크를 튀기게 되어 있다.

즉 이중으로 사해상충(巳亥相沖)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 판에 이회창이 뛰어들고 있다.

이회창은 1935년 을해생(乙亥生)이므로 돼지띠이다.

또 한 마리의 이 돼지는 상당한 충돌을 일으킬 것 같다.

용쟁호투(龍爭虎鬪) 대신에 뱀과 돼지의 ‘사쟁해투’(巳爭亥鬪)가 이제 벌어지려는 시점이다.

출처 : keiti
글쓴이 : 세발까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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